윤석열 캠프, '고발 사주' 의혹에 반박
"시민단체나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 높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6.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캠프가 6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을)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엔 너무나 투박하다"면서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캠프는 이날 '고발 사주 의혹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고발장의 작성자와 출처를 밝히지 않은채 음해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캠프는 고발장의 작성자와 출처를 알 수 없다며, 검사가 작성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했다. 이들은 "고발장 내용을 보면 검사가 작성한 것으로 보기엔 무리한 표현들이 많다.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엔 너무나 투박하다"면서 "시민단체나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발장에 적힌 '좌파정권 유지라는 동일한 이해관계' '내통' 등의 표현을 두고 "보수 유튜버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표현으로, 검사로서의 전문성과 식견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억지로 검찰에서 쓴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겨레가 공개한 ‘고발장’은 공개 자료를 토대로 작성 가능한 수준 △당시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윤석열 총장 고립’을 위해 대검에서 부임한 인사 △채널A 사건 관련 당시 ‘지현진 판결문’의 출처를 검찰로 단정하기 어려움 등의 이유를 들며 의혹의 내용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고발장에 최강욱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 등 각각에 대한 개인적인 명예훼손 사건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데 대해서도 "성격이 다른 사건들을 하나의 고발장에 모두 담은 것도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고발하면 전체적으로 수사가 끝날 때까지 결론을 내지 못해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없다"며, "수사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검사가 작성한 것이라면 이런 식의 고발장을 작성한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캠프는 김웅 의원에게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캠프는 "손준성 검사가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한 점과 김웅 의원이 ‘초안 작성자는 자신’이라는 언급에서 볼 때 고발장 작성은 김웅 또는 제3자가 작성한 것으로 보는 것이 진실에 부합하다"고 했다.
아울러 "만약 검찰총장이 고발을 사주하려고 했다면 어떻게 말단 당직자에게만 보내고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검찰총장이 검찰 내부자를 시켜 고발을 사주했다면 왜 후속 보고는 없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고 반박했다.
여권 인사들이 윤 전 총장을 향해 '검찰권 사유화'라고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해선 "검찰권 사유화한 장본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청부 고발’ 프레임을 덮어씌우고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은 기다렸다는 듯이 거들고, 여당 대선후보들과 범여권 인사들이 한 목소리로 공격하고 있다"며 "채널A 사건과 한명숙 전 총리 관련 모해위증 사건에서도 확인된 너무나도 익숙한 공작정치의 레퍼토리"라고 꼬집었다. "1999년과 2002년에 벌어진 ‘병풍(兵風) 조작’ 사건의 망령을 떠올리게 한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국정조사를 하려면 채널A 공작과 옵티머스 수사 뭉개기, 여권 수사에 대한 수사 지연 내지 방해 의혹 등을 먼저 수사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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