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왼쪽)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걸어 나오고 있다. 밀턴은 14일 다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검찰이 주장한 네가지 사기혐의 가운데 세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받았다. AP뉴시스
미국 전기·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사기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밀턴의 사기 혐의 네가지 가운데 세가지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배심원단은 밀턴이 반복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전기·수소 트럭 개발 상황과 기술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로 2015년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니콜라를 설립해 2020년 시가총액 33억달러짜리 기업으로 상장(IPO)하는데 성공하며 신화를 쓴 밀턴의 신화도 끝장이 났다.
당시 트럭 단 한 대도 판 실적이 없었던 니콜라는 투자자들의 열광 속에 포드자동차 시가총액을 앞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밀턴은 2020년 9월 "니콜라는 사기"라는 주장을 편 공매도 투자자이자 리서치 업체인 힌덴버그의 분석 보고서로 곤욕을 치르다 결국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서 니콜라는 이 같은 사기 혐의에 관한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뒤 1억2500만달러 과징금에 합의한 바 있다.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지난달 시작된 재판에서 검찰은 배심원단에게 밀턴을 사기꾼이라면서 그가 보통 투자자들을 꼬드겨 니콜라 주식을 사도록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또 밀턴이 그 과정에서 억만장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그가 소셜미디어, 팟캐스트, TV 인터뷰를 통해 굴러가지도 않는 트럭을 마치 온전히 기능하는 것처럼 속여 평범한 투자자들을 현혹시켰다고 지적했다.
재판과정에서는 밀턴의 행각에 대해 회사 경영진이 우려했다는 증언들도 잇따랐다.
증언에 나선 니콜라 간부들은 밀턴의 성명, 인터뷰 등에 대해 우려했다고 밝혔고, 마크 러셀 현 니콜라 CEO는 경영진이 중간에 나서 회사 소셜미디어 계정 비밀번호를 바꿔야 했다고 밝혔다.
러셀 CEO는 밀턴이 회사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려고 해 이같이 조처했다고 증언했다.
또 유타주의 목장을 밀턴에게 매각한 한 사업가는 증언에서 밀턴이 목장 대금으로 그에게 니콜라 지분을 줬다면서 자신도 밀턴에게 깜빡 속아 니콜라가 당시에 이미 수소연료 트럭들을 생산하고, 다른 기술들까지 확보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2020년 9월 주당 90달러를 넘기도 했던 니콜라 주가는 지금은 3달러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이날 니콜라는 전일비 0.04달러(1.29%) 하락한 3.06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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