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에 부담 느껴 이번 명절 집콕 결정
그래픽=홍선주. 파이낸션뉴스DB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구모씨(32)는 9일간 이어진 이번 설 연휴에 '집콕'을 선택했다. 명절때 마다 해외 여행을 다녀온 구씨는 "명절이 모처럼 주어진 긴 휴가이므로 기분 전환을 위해 해외를 다녀왔지만, 올해는 환율이 높아 포기했다"며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엔저 현상이 수그러들어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이 치솟자 긴 연휴를 맞고도 해외 여행을 선뜻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명절 때마다 해외로 나가던 이들 역시 이번 설 연휴에는 '집콕'을 선언했다.
2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45.5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새로운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달러당 1400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환율이 이렇게 치솟자 시민들의 출국의지를 꺾고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 쉬는 날만 되면 해외 여행을 떠났던 김모씨(31)은 "옛날에는 싼 맛으로 해외여행을 갔지만 지금은 환율이 너무 높아 내 수입으로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설 연휴 때 부모님과 홍콩에 갈 생각이었지만, 그냥 제주도에 다녀왔다"고 자신의 사정을 말했다.
실제 롯데맴버스의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전국 20대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계획으로 '집에서 쉰다'고 응답한 인원이 전체 대상자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어 가정 내 휴식(49.7%)과 고향·부모님댁 방문(31.6%) 등 국내에 체류하겠다는 의견이 차례로 이어졌다.
해외여행(4.3%), 당일치기 나들이(3.4%), 호캉스(1.2%) 등 여행과 관련된 응답은 저조했다.
해외여행을 대신해 'OTT 몰아보기'로 한 이들도 있다. 앞선 구씨는 "여행 가는 것을 대신해 '중증외상센터' 등 새로 개봉한 콘텐츠를 보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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