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횡재세 규모에 버금가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책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연체율이 치솟을 때마다 돌아오는 은행의 이자감면 방식의 사회 공헌이 ‘배임’일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우리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이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은행 등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서 "과거 어느때보다 우리 금융권이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업계 스스로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17조7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순수익을 낸 은행권에 금융당국 수장들이 서민 부담 절감을 압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횡재세 규모의 지원이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식은 기금을 모으거나 사회공헌성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닌,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일문일답. -오늘 간담회에서 논의된 핵심 내용은? ▶(김주현 위원장)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주회사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허심탄회하게 논했다. 정말 굉장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지금 상황을 국민들이 좀 정말 체감을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편, 오늘 주된 논의는 지주회사도 더 발전해야 되고, 우리 금융산업도 좀 더 발전해야 되는데 이와 관련해 자꾸만 금융사고와 지배구조 이슈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제도개선하자는 간단한 논의가 있었다. -은행권 공동기금을 만드는 것인지. 은행별 자사 고객 대상으로만 지원을 하는 것인지 ▶(김주현 위원장) 코로나로 어려웠던 자영업자가 고금리로 또 힘든데 이자로 인한 부담을 줄여줄 것. 어쨌든 은행은 이자로 돈 벌고 있는데 이번 지원으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좀 덜어줄 방침이다. 단, 원칙이 이럴 뿐 구체적 방법까지는 아직 얘기가 안됐다. -자영업자·소상공인으로 한정되는 것인지? 서민에게도 지원되는지 ▶(김주현 위원장) 어려운 분들은 굉장히 많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사업을 하고, 비즈니스를 하는데 코로나 때 영업을 완전히 못하게 해 굉장히 어려웠다. 일부 피해 보상을 받긴 했지만 그거 갖고는 충분하지 못했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좀 나아지나 했더니 고물가에 고금리 되니까 사실 너무 오랫 동안에 굉장히 피해를 많이 봤다. 그래서 어려운 분들이 많지만 일단 자영업자하고 소상공인 등 우리 사회가 제일 먼저 신경 써야 될 취약계층에 지원한다. 서민 금융은 또 서민 금융 프로그램이 따로 돌아가는 게 있다. -상생 규모가 2조원대로 커지면 외국인 주주 중심으로 배임 논란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주현 위원장) 배임 논리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ESG 경영을 한다고 해서 배임은 아니다. 어느 정도 어떻게 하느냐의 이슈는 있겠지만 이거 지금 상생금융을 하는 걸 배임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의 장기 운영의 기반이 되는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의 현황을 무너뜨리지 않고 유지한다는 건 은행에게도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 이 지점을 균형 있게 검토하고 있다. 법률적 이슈에 대해서도 잘 살펴보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금이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주현 위원장)주주 입장에서 보면 뭐 돈 번 거 다 배당하면 좋겠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 외인들은 배당을 늘려달라는 특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은행 산업이라는 게 국내에서 국내 고객을 바탕으로 국내 산업 개인 고객을 바탕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다. 뿌리가 되는 이러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거의 이제 막 다 무너진 상태에서는 미래가 없다. 중장기적인 어떤 지속 가능한 영업이라든가 발전 관점에서 봐도 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이 좀 부담할 수 있게끔 이자 비용을 좀 낮춰주는 건 정말 필요하다. - 연체율 상승기 사회공헌을 이유로 은행권에 부담금으로 거두는 것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시장 원리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김주현 위원장)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횡제세 같은 경우에도 나라마다 도입한 데도 있고 도입하지 않는 데가 있다. 100% 다 좋다면 모든 나라가 도입했을 것이다. 각자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이고, 다만 금융당국 입장에서 보면 금융환경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정말 많다. 최근 물가가 좀 잡히면서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다.는 긍정적인 얘기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 1~2년을 되돌아 보면 예를 들어서 무슨 실리콘밸리 은행이 망할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나? 불확실한 상황이 많은데 금융이라는 것은 유연하고 정교하게 대응을 해야한다. 횡재세하는 것보다 업계와 당국 간의 어떤 논의와 합의를 통해서 하는 게 훨씬 더 합리적이다. 조금 더 아주 세부적인 상황까지 챙기면서 할 수 있다. -장관 거취에 대한 언론 보도 나왔다. 거취 관련하 입장은 ▶(김주현 위원장) 정무직은 뭐 일단 이 자리에 있는 동안은 하는 것이다. 발령 나면 발령나는대로 가는 것. - 총선 출마 등 거취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 오늘 드릴 말씀 아닌 것 같고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어쨌든 우리 금융위 금감원 지금 여러 가지 중요 현안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11-20 17:49:14정치권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꺼내든 횡재세가 은행권을 덮치고 있다. 야당은 "유가상승과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은행·정유사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시장원리에 반한다'며 횡재세에 부정적이던 정부·여당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 이후 은행권이 초과이익을 기부금이나 출연금 형태로 내놓는 방안 등을 고심 중이다. 이번 은행권의 횡재세는 오는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회동 이후 더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횡재세 등장에 금융권 압박 최고치 12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5대 금융지주 회장단이 만나 금융업권의 추가 상생금융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물론 금융당국조차 구체적 상생안을 제시하지 않아 은행권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은행이 금리 쪽으로만 수익을 내니 서민 고통과 대비해 사회적 기여가 필요하다고 얘기가 나온 것이고, 횡재세도 그 맥락"이라며 "일단 은행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어떤 형태로든 이자이익 일정 비율을 내놓아야 하는 5대 금융지주 간 견해차가 크다. 5대 금융지주는 13일 금융당국과의 회의 이전에 은행연합회에 모여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는데, 모임 이틀 전 취소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차라리 당국에서 A, B, C안을 주고 선택하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일부 금융지주가 자발적으로 내놓은 1000억원대 상생안이 의미가 없다는 건 결국 규모를 더 키우라는 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든 안이 열려 있다"며 "결국 은행 스스로 국민에게 납득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6일 회의에서 상생안에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자이익 기부, 출연금 형태로 업계는 결국 이자이익 일부를 기부, 출연 등 어떤 형태로든 내놓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차적으로 은행권이 기부금을 통해 공동재원을 마련,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대환(갈아타기)해주거나 일부를 탕감해주고,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금융지원 등에 쓰자는 아이디어들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이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금융기관에 출연금을 더 부담하는 대신 2금융권의 출연 부담을 줄여 시장의 서민금융 공급여력을 늘려주는 방식의 상생금융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의 이자이익을 정책금융기관과 2, 3금융권 신용공급에 일정부분 공급하면서 금융권 전체를 리밸런싱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권을 향한 '고강도 상생금융 압박'에 대해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국가재정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총선을 앞두고 금융권에 떠넘긴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내놓은 1000억원 규모의 간접지원 방식에 금융당국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은 보다 직접적 지원을 하라는 압박"이라며 "은행도 주주가 있는 만큼 주주를 설득하지 못한 상생 행보는 배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mj@fnnews.com 박문수 서혜진 기자
2023-11-12 18:48:34[파이낸셜뉴스]정치권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꺼내든 횡재세가 은행권을 덮치고 있다. 야당은 "유가 상승과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은행·정유사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시장원리에 반한다'며 횡재세에 부정적이던 정부·여당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 이후 은행권이 초과이익을 기부금이나 출연금 형태로 내놓는 방안 등에 대해 고심 중이다. 이번 은행권의 횡재세는 오는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회동 이후 보다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횡재세 등장에 금융권 압박 최고치 12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5대 금융지주 회장단이 만나 금융업권의 추가 상생금융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물론 금융당국조차 구체적인 상생안을 제시하지 않아 은행권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은행이 금리 쪽으로만 수익을 내니 서민 고통과 대비해 사회적 기여가 필요하다고 얘기가 나온 것이고 횡재세도 그 맥락"이라며 "일단 은행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어떤 형태로든 이자이익 일정 비율을 내놓아야 하는 5대 금융지주간 입장차이가 크다. 5대 금융지주는 오는 13일 금융당국과의 회의 이전에 은행연합회에 모여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는데, 모임 이틀 전 취소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차라리 당국에서 A, B, C안을 주고 선택하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일부 금융지주가 자발적으로 내놓은 1000억원대 상생안이 의미가 없다는 건 결국 규모를 더 키우라는 말 아니겠냐”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든 안이 열려있다”며 “결국 은행 스스로 국민에게 납득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6일 회의에서 상생안에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자이익 기부, 출연금 형태로 내놓을 듯 업계는 결국 이자이익 일부를 기부, 출연 등 어떤 형태로든 내놓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차적으로 은행권이 기부금을 통해 공동 재원을 마련,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대환(갈아타기)해주거나 일부를 탕감해주고, 전세 사기 피해자 대상 금융지원 등에 쓰자는 아이디어들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이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금융기관에 출연금을 더 부담하는 대신에 2금융권의 출연 부담을 줄여 시장의 서민금융 공급 여력을 늘려주는 방식의 상생금융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의 이자이익을 정책금융기관과 2, 3금융권 신용공급에 일정부분 공급하면서 금융권 전체를 리밸런싱(rebalancing)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권을 향한 '고강도 상생금융 압박'에 대해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국가 재정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총선을 앞두고 금융권에 떠넘긴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내놓은 1000억원 규모의 간접 지원 방식에 금융당국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은 보다 직접적 지원을 하라는 압박"이라며 "은행도 주주가 있는 만큼 주주를 설득하지 못한 상생행보는 배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mj@fnnews.com 박문수 서혜진 기자
2023-11-12 10:26:44[파이낸셜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9일 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국형 은행 횡재세 도입에 대해 "횡재세 문제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으며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횡재세에 대해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입장이 좀 바뀌었느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횡재세 같은 세금보다는 가이드라인 관점에서 햇살론 등 정부 서민금융 상품에 은행의 출연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좋은 방향인 것 같다"며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재세 대신 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를 위해 신용대사면이 필요하다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 질의에는 "(저신용·취약계층 지원 등) 기본 방향은 대부분 동의하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11-09 15:18:35[파이낸셜뉴스] 고금리 기조에 수혜를 누리는 것처럼 여겨지는 금융권이 적절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재차 금리를 동결시켰음에도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예측은 꺾이지 않고 있다. 가계 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한 만큼 반대로 은행의 이자 수입 역시 의도와는 상관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과도한 수익의 일정 부분은 세금으로 거둬들여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횡재세'라는 이름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에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고 발언하며 민·관 모두 '횡재세'를 떠올리는 분위기다. 횡재세는 특정 산업에서 과도한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일정 부분 세금의 형태로 거둬들이는 제도다. 초과 수익의 기준치는 법으로 정한다. 예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유럽에서는 에너지 산업군에 대한 횡재세를 도입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3일 기준 우리나라 가계 부채는 100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시중 5대은행의 대출 잔액만을 놓고 봐도 686조119억원에 이른다. 금리가 치솟기 시작한 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대출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전월 대비로도 한달만에 3조6825억원이 불었다. 앞서 8월과 9월의 증가세가 1조5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부채는 가계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가채무도 현재 1000조원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오는 2028년이면 58%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러를 제외한 비기축통화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역시 지난 국정감사에서 "작년 국가채무 이자비용이 21조1000억원으로 재작년에 비해 10% 가까이 증가했다"며 "발행량도 문제지만 금리가 오르는 것이 (이자 비용 증가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은행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자 수입은 덩달아 뛰는 중이다. 5대 시중은행의 3·4분기 누적 수입은 30조9366억원에 이르며 처음으로 30조원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이미 5대 금융지주 순수입은 18조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두 배 가까운 수입을 3분기만에 올린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은행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은행과 정유사에 초과 이익의 50%까지 법인세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꼭 세금이 아니더라도 은행이 내는 서민금융 출연금을 올리는 등 '이자 잔치'의 혜택을 나누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다만 횡재세의 도입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을 해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추 부총리 역시 대정부 질문에서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전혀 생각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손해에는 방관하고 이익에만 추가적으로 과세하는 것은 시장 흐름을 저해한다는 의미다. 무리한 횡재세 도입이 되레 '가격상한제'와 같은 천장을 만들 우려도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며 가속화되는 외인투자의 이탈도 문제다. 최근 횡재세 도입 방침을 밝힌 이탈리아 역시 은행 주가의 폭락을 겪으며 유럽중앙은행(ECB)까지 나서 철회를 권고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횡재세가 다른 산업군으로 번지지 않을 보장이 없다"며 "외국으로부터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11-03 12:15:09[파이낸셜뉴스]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전하며 이렇게 표현했다. '은행들의 종노릇'이란 표현을 보자마자 지난 1월 '은행은 공공재적 측면이 있다'고 했던 윤 대통령의 발언이 떠올랐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은 은행의 공공성을 지적했고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권 관행·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은행들의 이른바 '이자장사'를 막기 위해선 은행 과점체제를 깨야 한다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결론으로 내세우며 '용두사미'로 마무리됐다. 이번에도 '은행들의 종노릇'을 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TF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마침 지난 27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서민들은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데 시중은행 실적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이 거론됐다. 그런데 횡재세를 도입하면 정말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모든 정책이 의도한 결과를 낳진 않는다. 더군다나 시장경제에 반하는 정책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횡재세를 도입하면 오히려 은행들의 추가부담비용이 대출자들에게 전가돼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은행도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인 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 더군다나 은행이 매번 사상 최고 실적을 낸다는 보장도 없다. 이미 지난 8월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다. 2021년 정부는 금리부담을 줄어준다는 명분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내렸지만 그 결과 대부업체 마저 문을 닫아 서민들의 돈줄이 아예 막혀버렸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은행들의 초과 이윤의 40%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며 횡재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가 부담금 부과로 선회한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횡재세 부과로 이탈리아 금융권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은행들의 종노릇'은 대통령이 서민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 인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금리로 인한 고통이 마치 은행 탓인 것처럼 호도될 수 있다. 세계적 통화 이론가 찰스 굿하트 런던정경대 명예교수는 현재의 물가·금리가 30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끝날 문제는 아닌 것이 분명해진 만큼 은행 때려잡기가 아닌 고금리·고물가 라는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3-10-30 15:49:16[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 수장들이 27일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은행에 대한 횡재세 도입 주장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당국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럽 각국의 은행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도입 움직임을 거론하며 "조세저항이 있을 수 있으니 대안으로 유럽연합(EU)이 도입하고 있는 연대 기여금 같은 방안을 우리나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고금리로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고민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여러 노력을 해왔는데 나라마다 정책 내용이 다른 것은 다 장단점이 있고 그 나라 특유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의 생각은 어려운 분들이 고비를 넘기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어떤 방법이 좋은지는 우니나라의 특성에 맞게끔 하겠다"며 "종합적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 이익과 관련한 국민 고통 지적을 인지하고 있어서 여러 노력을 해오고 있으나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각국의 여러 정책을 눈여겨보고 있지만 그것은 정부 내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금감원 입장에서) 단정적으로 말씀을 못 드린다"고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10-27 13:37:54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은행들에 40% 횡재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유럽 금융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를 비롯한 외신은 지난 7일 물가상승과 높은 금리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정부가 내각회의 후 성급하게 횡재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주요 대출은행들은 올 상반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으며 높은 금리 덕에 앞으로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4.25%를 적용하고 있다. DBRS모닝스타에 따르면 이탈리아 5대 은행들의 상반기 순익은 105억유로(약 1조5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다. ECB의 잦은 금리 인상에 불만을 보여온 멜로니 총리는 올해초부터 횡재세 부과를 검토해왔으며 상반기 은행들의 실적이 상승하자 결국 매기기로 결정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세금은 가계들과 주택담보를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앞으로 이탈리아 정부가 횡재세로 약 20억유로(약 2조8900억원)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비해 투자은행 제퍼리스와 에퀴타는 더 많은 45억유로(약 6조5065억원)를 징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횡재세 부과 발표에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대형은행인 인테사산파올로와 유니크레디트를 비롯해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크게 떨어졌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독일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프랑스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의 주가 또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횡재세 부과로 인해 이탈리아 은행들의 순익이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퀴티캐피털의 거시경제 전문가 스튜어트 콜은 "이번 이탈리아의 횡재세 부과에 다른 국가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8-09 18:13:58[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은행들에 40% 횡재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유럽 금융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를 비롯한 외신은 지난 7일 물가상승과 높은 금리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정부가 내각회의 후 성급하게 횡재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주요 대출은행들은 올 상반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으며 높은 금리 덕에 앞으로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4.25%를 적용하고 있다. DBRS모닝스타에 따르면 이탈리아 5대 은행들의 상반기 순익은 105억유로(약 1조5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다. ECB의 잦은 금리 인상에 불만을 보여온 멜로니 총리는 올해초부터 횡재세 부과를 검토해왔으며 상반기 은행들의 실적이 상승하자 결국 매기기로 결정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세금은 가계들과 주택담보를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앞으로 이탈리아 정부가 횡재세로 약 20억유로(약 2조8900억원)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비해 투자은행 제퍼리스와 에퀴타는 더 많은 45억유로(약 6조5065억원)를 징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횡재세 부과 발표에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대형은행인 인테사산파올로와 유니크레디트를 비롯해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크게 떨어졌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독일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프랑스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의 주가 또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횡재세 부과로 인해 이탈리아 은행들의 순익이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퀴티캐피털의 거시경제 전문가 스튜어트 콜은 “이번 이탈리아의 횡재세 부과에 다른 국가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헝가리와 스페인이 은행들에 유사한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지난 5월 리투아니아 의회는 국방기금 마련을 위해 은행에 일시 횡재세 부과 법안을 통과시켰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8-09 09:40:44정치권이 금융권을 향해 '횡재세' 도입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었다.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가 지난 5일 입법 간담회를 열고 은행법 및 서민금융법 개정안 발의 등을 공식화한 것이다. 금리상승기 이자수익 일부를 국가에 강제로 출연하고 은행이 5년 이내 예금보험료와 지금준비금 등으로 거둬들인 이자를 대출자에게 되돌려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부당한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항목 줄인다고 원가 줄어드나"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은행 부당이득 환수법'에 대해 은행권은 난감한 반응이다. 은행들이 원가 산정 시 적용하는 금리 요소는 명목상 분류일 뿐 실제 뚜렷한 구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즉, 금리 요소를 '무 자르듯' 나눠 일부 요소를 '부당이득'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금리 산정에 대한 이해 미비에서 비롯된 오해라는 주장이다. 논의의 시작은 대출금리를 구성하는 요소의 적정성 시비다. 은행들은 은행권 공동으로 제정된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에 따라 금리 요소로 적용할 수 있는 항목들을 정해뒀다. 기준금리와 각종 리스크 관리 비용을 비롯해 예금보험료, 지급준비금, 교육세, 출연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해 말 예보료와 지준금 등을 가산금리 요소로 보는 게 적합하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9월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해 올 1월부터 이들 항목을 제외키로 했다. 최근 발의된 '은행 부당이득 환수법'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최근 5년 동안 은행이 예보료와 지준금 등으로 거둔 이익을 대출자에게 다시 돌려주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를 들면 지준금이냐, 목표 이익률이냐 이름만 다르지 어차피 들어갈 수밖에 없는 비용"이라며 "이름은 다르게 붙일 수 있지만 원가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예보료 항목에 포함시켰다고 그만큼을 더 받은 게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추후 환수? 더 신중히 생각해야" 위법성 여부도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다. 초과이득 일부를 환수하겠다는 일종의 '횡재세' 도입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발의된 서민금융법 개정안은 기준금리가 연 1%포인트(p) 이상 오르는 금리 상승기에 한해 은행 이자 순수익이 직전 5년 평균의 120%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 10%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발표한 '횡재세 도입 논의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횡재세 도입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보고서는 "지난 영업실적에 대해서 초과이득에 대한 과세를 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며 "이는 이미 납세의무가 성립한 과세연도에 대해 소급해 과세하겠다는 것으로서 헌법 및 관련 세법 규정 등을 감안할 때 입법론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효성 측면에서 보자면 이러한 경우에까지 무리하게 과세권을 확대하기 보다는 해당 업종 기업들의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 확대나 기업 경쟁구조 확립, 유통거래 관행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부당이자 환수법'에 대해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생각해보면 상당히 맞지 않는 얘기"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금융이라는 게 국내에서만 하는 것도 아니다"며 "더군다나 우리 경제가 대부분 수출 경제인데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04-06 18: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