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범행 당시 모습. 사진=부산 남부경찰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
#지난 6월 부산 남구 한 주택가에서 차를 몰고 가던 A(30대·여성) 씨는 ‘쾅’ 소리에 놀라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상주 차림의 남성이 바닥에 깨진 사기 그릇을 만지며 슬퍼하고 있었다. 그는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말했다.
29일 부산 남부경찰서가 7개월간 ‘유골함’을 사칭해 고의사고 후 상습적으로 금품을 편취한 B(60대·남성)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상습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그는 고의사고를 일으키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검은색 양복 정장으로 상주 차림을 한 그는 종이가방 안에 깨진 백자 사기그룻과 사망진단서 서류봉투를 들고 다녔다. 거기다 폐쇄(CC) 회로 TV가 없고 차량이 많지 않은 주택가 골목길을 범행 현장으로 택했다. 오른팔에는 차량과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실리콘을 이용한 보호장치를 착용하기도 했다.
B씨는 고의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깨진 사기그릇을 부모님 유골함이라고 속이고 합의금 및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이 소액이며 장례를 치르러 가는 유골함을 깨트렸다는 미안함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범행 덜미는 한 피해자의 신고에 의해 잡혔다. 지난 6월 19일 피해자 A씨는 자신의 접촉사고로 인한 뺑소니 신고를 우려해 경찰에 사고 접수를 했다.
경찰은 이를 수사하던 중 고의 교통사고로 판단했고,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전담팀이 배정됐다.
수사팀과 B씨에 대한 추적은 3개월간 이어지다 결국 지난 26일 B씨가 붙잡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부산과 경남 일대에서 총 11명이며, 총 피해액은 109만원이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피해를 당한 시민들은 부산 남부서 교통사고 수사팀으로 연락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