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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을수록 행복하지만 가치관이 더 중요" 와튼스쿨

[파이낸셜뉴스]
"돈, 많을수록 행복하지만 가치관이 더 중요" 와튼스쿨
멕시코 휴양지 칸쿤 바닷가에서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일광욕을 즐기는 가운데 해군 소속 군인들이 무장한 채 순찰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연소득이 7만5000달러(약 9300만원) 이상이 되면 실제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주장에는 심리학적으로 타당한 근거가 있다"
"반면 돈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소득수준이 행복과 관련이 없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인 와튼스쿨의 선임 심리학 연구위원(펠로) 매튜 킬링스워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상반된 연구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면 만족도 높아
킬링스워스 연구위원은 높은 연봉을 받는 이들은 종종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일생 전체를 통틀어서도 더 많은 만족감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돈 문제에서는 소득이 얼마나 증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존 소득에 비해 어느 정도 비율로 소득이 늘어나느냐가 행복을 가르는 잣대가 된다고 지적했다.

소득이 1달러 늘었다고 할 때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겠지만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에게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때문에 비율이 중요하다면서 소득이 10% 늘었다면 이는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이건, 베이조스이건 간에 모두 크게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돈은 통제권
킬링스워스는 연소득 7만5000달러를 기준으로 만족감에 대한 조사를 했다. 이 기준은 2010년 프린스턴대 연구에서 행복을 가르는 소득 기준선으로 결론이 났고, 지금은 미 전역의 대학 심리학원론, 또는 개론에 강의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고 CNBC는 전했다.

3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킬링스워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면 더 이상 만족감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소득의 비례적 증가에 따라 만족감은 무한정 증가할 수 있다고 그는 결론 냈다.

킬링스워스는 돈과 행복은 "아마도 상호 배타적이지 않은 것 같다"면서 돈이 많으면 자신의 삶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돈이 있으면 선택지가 다양해진다"면서 "이것이 여러 방식으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킬링스워스에 따르면 가령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식료품점에서 유기농 제품을 살 수도 있고, 즐겁지 않은 직장은 때려치울 수도 있다. 실업의 공포때문에 마지못해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된다.

킬링스워스의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자신의 행복도에 대해 두가지 요인을 근거로 측정토록 요청받았다.

당연하게도 이 실험에서 재정적 안전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실험참가자들의 경우 돈이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스스로 행복하다고 판단하는 참가자들은 가족, 여행, 수업이나 의료비 지출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그러나 돈이 전부는 아냐
이 실험에서는 또 개인의 가치관이 행복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확인됐다.

소득이 높건, 평균 수준이건, 낮건 간에 돈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소득이 행복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킬링스워스는 돈이 더 많을수록 실제로 행복하지만 이것만이 행복의 비결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킬링스워스는 더 많은 돈을 좇아 투잡, 쓰리잡을 뛰라고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는 돈은 그저 행복으로 우리를 이끄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 포트폴리오의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