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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한선박 나포해" 함참의장, 文정부 민정수석실서 4시간 조사받았다

"왜 북한선박 나포해" 함참의장, 文정부 민정수석실서 4시간 조사받았다
박한기 합참의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3년 전 심야에 동해 NLL(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선박을 나포하지 말고 돌려보내라는 청와대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박한기 합참의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합참에 "북한 선박을 나포하지 말라"고 지시한 청와대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김유근 안보실 1차장(현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확인됐다.

4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2019년 7월 27일 오후 11시 21분 동해 NLL을 넘어 남하한 북한 10m 길이의 목선을 군이 예인해 조사한 뒤 북한으로 송환한 사건과 관련해 박한기 당시 합참의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소환돼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군은 북한 선원들이 항로 착오로 NLL을 넘었으며 귀순 의사는 없다고 진술했으며 대공 혐의점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선원들의 의사에 따라 이들을 북한으로 송환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틀 뒤인 7월29일 목선과 선원 3명을 북한에 인계했다.

박 전 의장은 사건 발생 후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예인을 승인받은 뒤 작전을 수행하도록 했지만, 박 전 의장만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가 진척이 없는 남북관계 개선 등을 고려해 군에 선박을 예인하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박 전 의장이 이를 따르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 8월 초 이뤄진 조사에서 당시 박 의장은 망신 주기 수준의 의례적인 조사가 아니라 수사관 2명까지 배석한 가운데 청와대 인근 조사실에서 4시간여 동안 수사 수준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9년7월 27일 밤부터 7월 28일 새벽 사이에 북한 선박 나포를 지시한 박 전 의장의 행적과 지시 배경 청와대 지시에 따르지 않은 이유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 과정에서 박 전 의장과 청와대 조사관들은 김유근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이 박 의장에게 지시를 한 게 적절한지와 박 의장이 김 1차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게 군 통수권자(대통령)의 명령을 위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서로 날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