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한마을 전세가 3분의 1토막
성수동 아크로서울 13억 떨어져
강남·노원 등 구축 중심 하락폭↑
"매매가 내리자 전세가도 조정중"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이 급락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불과 한달새 전셋값이 반토막난 곳도 나오는 등 하락폭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집값 약세와 역전세 등으로 올해 전세 갱신계약이 2년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영향이 컸다. 신축보다 구축의 전셋값 낙폭이 더 깊어진 모양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전세 가격이 가파른 하락세를 타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최고 4억원이 내리거나, 한달동안 13억원 급락한 단지도 나왔다. 실제 서울 구로구 한마을 123.46㎡는 최근 일주일간 전세가격이 4억2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지난 15일에는 전세 6억3000만원에 갱신계약됐지만 지난 19일에는 같은 면적이 2억1000만원으로 하락해 신규 계약됐다. 강서구 마곡 수명산파크 4단지 59㎡도 일주일새 3억1226만원이 하락했다. 지난 12일에는 4억9000만원에 갱신 계약됐지만 21일에는 1억1774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헬리오시티와 서초구 롯데캐슬아르떼도 일주일새 전세가격이 각각 2억원 이상 떨어졌다.
한달전 가격과 비교하면 이 같은 전세가 하락폭은 더 크다.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경우 무려 13억원이 하락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전용면적 159.603㎡는 지난 2월 55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달 18일에는 42억원에 갱신 거래됐다. 용산 아크로타워 126.3㎡도 한달새 6억5000만원 빠졌다. 지난달 9일 7억5000만원에서 이달 19일에는 1억원에 계약됐다. 강남구 신현대아파트도 한달새 5억원 하락했고 도곡렉슬, 잠원한신 아파트 등도 4억원 이상 전셋값이 내렸다.
이 같은 하락세는 서울에서도 강남, 노원 등의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 4월17일 기준 0.17% 내렸지만, 구축단지가 많은 지역은 이보다 하락폭이 더 커 강남구가 0.22% 내렸고 노원구, 도봉구도 각각 0.31%, 0.32% 하락했다.
강남구에서는 대표적인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82.5㎡가 지난 19일 5억원에 계약됐다. 불과 이틀전인 지난 17일 6억원과 비교하면 1억원 하락한 금액이다. 신현대 아파트 183.41㎡는 20억원에서 15억원으로 한달새 5억원 떨어졌다.
노원구에서도 1990년대 후반에 준공된 하계1차 청구 84㎡가 1주일새 8000만원이 하락하고, 은빛1단지 59㎡도 한달새 2억3000만원이 내렸다. 도봉구 신동아1단지 70㎡와 삼익세라믹 58㎡ 전세가격은 한달새 각각 1억5000만원, 1억3000만원 떨어졌다. 이들 역시 1980년대 후반에 준공한 구축아파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중소도시나 대도시 중심으로 전세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매매가격이 많이 하락한 곳에서 전세가격이 낮게 조정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준공한지 20~30년 가량 된 준구축의 하락 거래가 많지만 신축 역시 2년사이 가격이 많이 하락해 역전세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거주 환경이 불리한 구축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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