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음주운전으로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
목격자 "강아지 안고 눈만 끔벅끔벅하더라"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낸 후 강아지를 안고 있는 가해 운전자 안씨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운전을 하다 사망 사고를 낸 20대 여성이 구속된 가운데 사고 현장 목격담이 속속 나오고 있다.
피의자 안모씨(24)는 지난 5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안씨는 지난 3일 오전 4시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벤츠 차량을 몰다가 오토바이 운전자 A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발생 당시, 인근의 한 호텔 주차요원으로 새벽 근무를 하던 배씨는 도로 쪽에서 큰 소리가 나자 놀라 뛰쳐나갔다가 사고를 목격했다.
그는 "(사고 당시) 일반적으로 교통사고가 났을 때 나는 '쾅' 소리가 아니라 '끼익'하고 끌리는 소리가 났다"라고 회상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안씨는 같은 차선을 달리던 오토바이 운전자 A씨를 뒤에서 들이받고, 그 상태로 100m가량을 더 이동한 뒤에야 멈췄다. 배씨는 A씨가 100m가량을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배씨는 "머리에서 피가 양동이만큼 나오는 상황이어서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었다"라면서 기억을 떠올리기 힘든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배씨는 "(안씨는) 20대 초중반처럼 보였는데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하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사람이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그렇지 그냥 멍하니 강아지 안은 채로 눈만 끔벅끔벅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다른 주차요원과 함께 그 여자분하고 대화를 해봤는데 술을 먹었다기보단 약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상황 인지 자체가 안되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배씨는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심폐소생술 후 A씨가 구급차에 옮겨지는 것까지 보고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사고 목격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도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사고 내고도 개 끌어안고 앉아있다가 경찰한테 협조 안 하고, 경찰이 강아지 분리하려 하자 싫다고 찡찡대면서 엄마랑 통화하겠다더라. 몇 분간 실랑이한 후 수갑 차고 갔다"라고 주장했다.
만취한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다가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를 숨지게 한 20대 여성 안씨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2.5/ 뉴스1
한편 조선일보에 따르면 안씨는 중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20만명을 보유한 유명 DJ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전 소속사 관계자는 지난 5일 조선일보에 "사고를 일으킨 여성은 소속사 DJ가 맞다"라면서 "안씨 어머니는 '(딸이)진짜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너무 여론이 좋지 않다'면서 울음을 터트렸다"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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