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니켈값 바닥 찍고 반등… 배터리 산업 부활 신호탄? [전기차 캐즘 끝나가나]

LG엔솔·삼성SDI 실적개선 기대
내년 영업익 400% 이상 뛸 듯
에코프로·엘앤에프도 흑자 전망
첨단기술 중무장 경쟁력 강화

니켈값 바닥 찍고 반등… 배터리 산업 부활 신호탄? [전기차 캐즘 끝나가나]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오는 2026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대폭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올해와 내년을 잘 활용해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이후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업계가 이 같은 기대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초 대비 11% 이상 오른 니켈 가격이다. 니켈은 배터리 양극 활물질의 핵심 소재로 약 3~6개월을 두고 양극재 판매가격에 전가된다. 양극재 판매가는 또 일정 기간을 두고 배터리에 연동된다. 즉, 큰 변수가 없다면 핵심 광물 가격 상승은 배터리 소재사와 완성 배터리 제조사 업체의 매출·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니켈·리튬 등 가격 상승을 배터리 산업 부활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니켈 가격, t당 1만6460달러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니켈 가격은 t당 1만646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t당 1만4770달러까지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11.4% 급등한 수치다. 니켈 가격이 t당 1만64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22일 이후 6개월 만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탄산리튬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당 가격은 72.5위안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꾸준히 70위안대를 기록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이 오름세를 기록하는 이유는 시장원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 국내 배터리 소재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시장 조사기관들은 하루치 광물 가격 변동을 평균 내서 수치화한다"며 "공급 대비 수요가 많으면 (광물) 가격은 올라가고, 반대가 되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6년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캐즘 해소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의 날'에 기자들과 만나 "(배터리) 시장이 내후년 정도부터 반등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9일에도 "아직 그때의 생각이 유효하다고 본다"며 캐즘 종료 기한을 2026년으로 재확인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에서 "올해 1·4분기를 저점으로 2·4분기부터는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년부터 실적 회복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 등은 서둘러 이들의 2026년 실적을 올려 잡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2026년 영업이익을 지난해 5754억원 대비 581% 오른 3조9185억원으로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 제외 시 6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 기간 삼성SDI는 1조82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3633억원 대비 402.7% 증가한 수치다.

배터리 소재사도 비슷하게 예측했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대부분이 영업적자를 낸 지난해와 달리 2026년에는 1000억~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올해와 내년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건 '기술력'이다.
배터리 3사와 소재사들은 올해 인터배터리에서 일제히 미래 기술력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파이(지름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삼성SDI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한 로봇 전용 배터리, SK온은 미드니켈 배터리 등을 각각 전시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환경규제 등을 고려할 때 전기차로의 전환은 결국 갈 수밖에 없다"며 "광물 가격 상승이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