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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2년, 최대 수혜자는 베트남·브라질·멕시코


미중 무역전쟁 2년, 최대 수혜자는 베트남·브라질·멕시코
대중 수출 증감 수혜.피해국(2018년 대비 지난해 증감규모, 단위: 십억달러) 위에서부터 호주,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브라질, 러시아, 앙골라, 베네수엘라, 대만, 이란, 일본, 스위스, 한국, 미국 /사진=중 해관총서, 트레이드 데이터 모니터, WSJ

2년간의 미중 무역전쟁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세계 교역질서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피해가 컸던 반면, 베트남,브라질,멕시코가 반사이익을 거두며 신흥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형국이다. 중국내 반일정서로 고전하던 일본은 무역전쟁을 계기로 중국 차시장에서 오히려 반전을 모색하게 됐다. 대중 수출이 급락해 울상을 짓게 된 한국과 대만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대중 관세보복에 따라 대미 수출은 늘었다. 이같은 교역질서 파괴현상은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강화될 조짐이다. 거대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큰 위기를 낳으면서 각국별 생산 및 수출 다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내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으로 글로벌 수급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역전쟁,교역질서 재편 기폭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트레이드데이터모니터(TDM)의 중국 관세 통계 분석을 통해 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수입은 각각 590억달러와 420억달러가 줄어드는 등 양국의 경제적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양국의 수입규모 상위 15개국을 기준으로 볼 때 대미 수출이 증가한 나라는 11개, 감소한 나라는 4개였고, 대중 수출에서는 8개국이 감소한 반면 7개국은 증가를 기록했다.

최대 수혜국은 베트남이었다. 미국의 관세로 중국산 섬유제품 수출이 타격을 받자 베트남의 대미 의류 수출은 폭증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 660억달러 가운데 약 3분의1이 의류였다. 이밖에 베트남은 휴대폰 60억달러어치, 가구와 통신장비, 반도체 등의 대미 수출이 각각 20억달러 증가했다.

이밖에 대만,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제품에 대한 미 관세 반사이익을 얻어 대미 수출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지난해 3년만에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해 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 수출은 7.6%, 대미 수출도 1.4%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중 수출이 10개월만에 증가하는 등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혜택을 봤다. 중국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자동차 수입관세를 낮추면서 대중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었다.

미주 대륙의 브라질과 멕시코도 짭잘한 이득을 챙겼다.

중국이 2018년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을 막자 브라질 대두가 그 빈 자리를 차지했다. 브라질의 대중 면실유 수출은 2018년에만 80억달러가 늘었다.

멕시코는 미국과 불법이민 문제를 갈등을 빚어온 와중에도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대미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유럽도 기대이상의 이득을 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각종 관세 부과를 압박했으나 2018년 초 미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했던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세계무역기구(WTO) 판정을 토대로 한 유럽 에어버스 보조금에 대한 미국의 유럽제품 75억달러어치에 대한 보복관세가 전부다.

■신종 코로나발 재편도 예고
미중 무역전쟁이 1단계 무역합의로 누그러지는 와중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교역질서에 또 다른 충격을 던질 전망이다.

당장 중국내 중소기업들이 버틸 여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한 통제가 강화돼 중국 중소기업들의 재무적 압력이 거세지면서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대와 칭와대가 지난 5일 99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보유 현금으로 얼마나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전체 응답 기업의 약 85%가 '3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1개월 이내'란 답변도 34%에 달했다.
저가 완성품을 제조하거나 글로벌 부품 공급 협력을 맡고 있는 중국 중소기업들의 경영악화는 글로벌 교역 질서 변화의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측 기대사항이던 탈중국행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사슬망 변화가 일다가 양국간 1단계 무역합의로 주춤했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공급망 포트폴리오 재편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박종원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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