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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SH 사장에 '文 부동산 저격수' 김헌동 내정

오세훈, SH 사장에 '文 부동산 저격수' 김헌동 내정
SH사장 후보에 오른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으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내정됐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 2차 SH공사 사장 공모에서 서울시의회 추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낙제점을 받고 탈락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폭적인 지원에 다시 낙점된 것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SH공사 임추위에서 추천받은 후보자 2명 중 인사검증 등을 거쳐 김 전 본부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사청문요청서 등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송하진 않았다"라며 "시의회와 청문회 일정 등도 아직 결정되지 않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이 SH공사 사장에 응모한 건 이번이 두번째다. 김 전 본부장은 오 시장이 처음 내정한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낙마한 뒤 2차 공모에서 오 시장의 제안을 받고 지원한 바 있다. 임추위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오 시장이 최종 후보 2명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리며 재지원 기회를 얻었다.

오 시장은 그간 김 전 본부장의 SH공사 사장 공모를 놓고 여러차례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달 시의회 시정 질문에서는 "아파트 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김 본부장 같은 분을 모셔 아파트 값을 잡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판단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본부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되며 서울시의 시의회간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의회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해온 김 전 본부장이 달갑지 않은 데다, 한번 떨어졌던 그를 오 시장이 다시 최종 후보로 올린 점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어서다. 일부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김 전 본부장의 SH공사 사장 임명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시의회는 서울시와 맺은 협약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제출 받은 뒤 10일 이내 청문회를 열어 경과보고서를 보내야 한다. 다만 시의회에서 후보자를 반대하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오 시장이 SH공사 사장 임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