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4% 떨어지며 25만원도 위태
증권가들 목표가 하향조정 나서
엔씨소프트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에 이어 성장동력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주가는 연초 대비 반토막이 났다. 증권가는 하반기에도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며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나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43.80% 급락했다. 연초 43만1500원이던 주가가 25만2000원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9조4731억원에서 5조5214억원으로 4조원가량 증발했다.
지금으로선 주가 25만원선을 지키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지난 18일에는 장중 24만25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부진한 실적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은 9182억원으로 전년동기(1조4190억원) 대비 급감했다. 특히 2·4분기 영업이익은 353억원에 그쳐 2017년 1·4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모바일 '리니지'의 매출이 크게 줄면서 실적에 타격을 준 때문이다. 분기별 모바일 리니지 매출액은 2022년 1·4분기 6165억원에서 올해 1·4분기 3258억원, 2·4분기 2926억원으로 축소됐다.
신작들의 출시가 내년으로 대거 연기되면서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블레이드앤소울S' '배틀크러쉬' 'TL'(글로벌) 등은 올해 4·4분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미뤄졌다. 프로젝트G는 내년 1·4분기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3·4분기로 변경됐다.
올해 3·4분기 캐주얼 퍼즐게임 '퍼즈업'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블레이드앤소울2'의 일본 및 대만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유의미한 매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엔씨소프트의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이달에 리포트를 발행한 12곳의 증권사 가운데 10곳이 엔씨소프트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평균 목표가는 34만원으로, 직전 평균 목표가보다 20% 낮은 수준이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기존 63만원에서 35만원으로 약 44% 내렸고, 삼성증권은 37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낮추며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모바일 게임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신작 지연 등으로 투자 매력도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존 작품의 매출 하향에 더해 신작 출시 일정이 대거 미뤄지면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현 주가는 이익 대비 부담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4분기 실적 역시 뚜렷한 개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 국내 출시되는 TL의 준비 상황을 확인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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